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Mors Sola)

어린이부서
05/18/2020
2020.5.24 주일주보
05/23/2020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는 젊은 예비부부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대부분의 커플들이 결혼예식을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이 힘든 시간이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모든 것을 함께 하는 ‘부부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사람이 결혼할 때의 마음을 평생 동안 그대로 간직할 수 있다면, 모름지기 두 부부의 삶이 영원토록 변치 않는 천국 생활이 될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려면, 먼저 가정의 두 기둥인 부부가 강해져야 합니다.  사랑과 이해로 서로를 배려하고 지켜주는 부부가 되어야 합니다.  두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자녀들도 밝고 명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들도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두 부부가 행복해야 그들이 다니는 교회도 부흥과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가정들이 흔들리는데, 어떻게 그들로 구성된 교회가 홀로 건강할 수 있겠습니까? 가정과 교회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의 출발점이 되는 공동체는 ‘가정’입니다.

 

오늘날의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점들은 거의 대부분 가정의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모든 작은 범죄들로부터 잔혹한 살인 사건들에 이르기까지 그 출발점이 된 것은 대부분 가정의 실패와 붕괴입니다.  우리가 쉽게 화두로 삼을 수 있는 각종 사회병리적인 문제들도 대부분 흔들리는 가정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의 치료는 당연히 가정의 회복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가정이 다시 건강해지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사회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시대에 부여된 가장 큰 사명은 가정을 다시 바르게 세우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보면, 하나님이 직접 세우신 첫 번째 공동체가 가정입니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한 몸으로 지으시고, 그들이 생육하고 번성하면서 세상을 바로 잡고, 힘 있게 이끌어갈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그 명령을 이행하지 못했을 때 일어난 것이 바로 ‘원죄'(Original Sin)입니다.  그리고 그 뿌리는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인 아내와 남편의 관계 단절입니다.

 

최초의 살인사건도 가정에서 일어났습니다.  가정의 실패가 곧 인류의 대홍수 재앙을 낳았고, 아들이 아버지를 욕보이고, 아버지가 아들을 저주하는 사태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자식을 지키려고 하는 두 부부 ‘아므람과 요게벳’의 사랑과 헌신 속에서 출애굽(Exodus)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성경을 두 부부의 관점에서 풀어보면, 놀랍게도 가정이 강하면 사회도 강하고, 반대로, 가정이 흔들리면 온갖 악행이 지배하고 세상이 흔들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가정이 모든 것의 중심에 서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약성경에도 보면, 어떤 특별한 건물이 ‘교회’라는 이름으로 세워졌던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사람들이 모인 가정이 신앙 공동체, 곧 교회였던 것을 알게 됩니다.  교회도 결국 가정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가정을 가정되게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두 부부의 사명입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대단한 용기이며 인생 최고의 도전입니다.  두 부부의 결단과 노력이 세상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옛말에,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을 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났으면 누구나 하는 것이라고 평범하게 생각하는 결혼이 사실은 인생에서 최고로 어려운 사명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말입니다. 서로 다른 남남으로 태어나서, 다른 가정의 문화 속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환상 같은 달달한 단어 하나만을 붙잡고 살았다가는 금방 풍비박산이 나고 말 것입니다.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는 각오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금방 금이 가고 말 것입니다. 중세 폴란드에 ‘에릭’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바사’ 공작을 지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그가 쿠데타 혁명의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평생 지하감옥에 갇히게 될 것을 알게 된 그의 아내 ‘카타리나’가 왕에게 와서 자신도 함께 감옥에 투옥시켜 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려고 하느냐?”라고 꾸짖으며 왕이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그러자, 카타리나는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어 왕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반지에는 “모르스 솔라(Mors Sola)”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뜻입니다.  감동한 왕은 그녀의 부탁을 받아들여 남편 바사와 함께 그녀를 옥에 가두었고, 그녀는 17년 동안 남편과 함께 옥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모르스 솔라”(Mors Sola)의 전통을 따라서, 결혼식 때마다 주례자는 예비부부에게 “가난할 때나 부할 때나, 건강할 때나 병 들 때나,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 사랑하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한참, 신혼 기분에 들뜬 두 사람은 교회 천장이 무너질 만큼 우렁찬 목소리로 대답합니다. “예!”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대답하는 것인지?  그들의 결심이 대단한 그대로 지켜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얼마 전에 뉴욕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저의 친구 목사가 30년 동안 함께 동고동락했던 아내를 암으로 잃었습니다.  정말 아내를 눈에 띄게 사랑했던 팔푼이 친구입니다.  유독 몸이 약했던 아내와 함께 아슬아슬하게 목회를 이어가던 그를 늘 가슴 졸이며 바라보아왔는데, 결국 30년 만에 ‘죽음’이 두 부부의 행진을 멈추게 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한 평 땅’에 묻고,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굵은 눈물을 떨구었을 마음 여린 친구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부부가 아무리 사랑을 해도 반세기를 함께 하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적어도 “죽음이 갈라놓기 전까지”는 스스로 가르는 일이 없어야 하고, 짧은 시간이나마, 후회 없이 사랑하는 부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부부가 건강해야 온 세상이 건강합니다.  만고불변의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