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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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2020
2020.5.17 주일주보
05/16/2020

세상이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신조어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현대인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대변해주는 몇몇 단어들이 있습니다.  요즘에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님비 현상'(NIMBY syndrome)입니다.  자기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는 위험시설이나 혐오 시설 같은 것들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다고 결사반대하는 주민들의 집단행동을 의미합니다.  핵폐기물 처리장, 쓰레기 소각장, 산업 폐기물 매립장, 가축 분뇨 처리장, 군부대 시설 같은 것을 짓지 못하도록 그 동네의 주민들이 연합으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나라 전체를 위해서라면 그런 시설들이 반드시 어디엔가는 세워져야 합니다.  그러나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만은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시설들이 동네에 들어오게 되면 많은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떨어지고, 부동산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범죄율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우리 뒷마당에는 절대로 안돼”(Not In My Back Yard)라고 배수진을 치는 것입니다.  “Not In My Back Yard”의 첫 글자들을 따서 만든 준말이 ‘Nimby’입니다.  비슷한 말로는 ‘바나나'(Banana)가 있는데, “우리 동네 근처에서는 어디에서라도 아무것도 짓지 말라”(Build Absolutely Nothing Anywhere Near Anybody)는 뜻입니다.  이해관계가 잘 맞는 사람들의 담합을 보여주는 말들입니다.

 

이와는 반대되는 뜻으로 ‘핌피현상'(PIMFY Syndrome)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발 내 앞마당에 해주세요”(Please In My Front Yard)라는 뜻입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세우면 큰 이득이 될 수 있는 시설들을 지역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주민들이 집단으로 연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집단 이기주의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지하철, 병원, 대학교, 공항, 쇼핑 타운 같은 문화시설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들의 생활 반경 속에 집어넣으려고 애를 씁니다.  이런 시설들이 들어오게 되면, 집값이나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고, 많은 부가 이득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님비’와 ‘핌피’는 서로 다른 뜻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주장하는 속셈을 가만히 헤아려보면 실제로는 똑같은 동전의 앞 뒷면입니다.  인간의 무한한 욕심과 이기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들입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핵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하기 위해 후보지를 물색한 적이 있었습니다.  국토는 좁고, 핵폐기물을 처리할 장소는 반듯이 세워져야 했기 때문에 장소 선정 문제를 놓고 나라 전체가 한동안 몸살을 앓아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별로 나눠져서 치열하게 싸웠습니다.  어느 후보지가 정해지면, 그 지역의 주민들이 모두 들고일어나 ‘결사 항전’, ‘생존권 사수’ 같은 글이 쓰인 피켓을 들고, 머리띠를 두른 채 격렬하게 데모를 했습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는 절대로 그런 것들이 세워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그럴듯한 이유들이 제기되었습니다.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고, 암이나 각종 희귀병들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에는 지역 전체가 폐허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결사적으로 반대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지역 사람들의 생각이 똑같았습니다.  “우리 지역은 절대로 안 된다”는 이 ‘님비현상’이 지속되면서 오랜 시간 동안 핵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해서 자칫 한국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어쩔 수 없이 ‘핵폐기물 매립장’을 받아들여 주는 지역에는 실로 파격적인 보상과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로 ‘핌피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거의 모든 지역의 주민들이 핵폐기물 매립장을 자신들의 지역에 건립해야 한다고 난리를 피웠습니다.  이번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핵폐기물 매립장 쟁취’라고 쓰인 머리띠를 두르고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습니다.  겉으로는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조건 때문에 결정이 달라진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매립장 건립에 상응하는 엄청난 보상금과 혜택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마을에 그 못된 것을 지을 작정이라면, 차라리 우리를 먼저 죽이라”라고 시위를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반드시 우리 지역에 지어야만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이 얼마나 교활하고 이기적인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땅에서도 이러한 현상들이 똑같이 일어납니다.  어쩌면 인종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지역별, 인종별 그리고 문화권별로 나누어져서 서로를 반목질시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백인들은 백인들대로 뭉치고, 아시아 사람들은 아시아 사람들끼리 뭉쳤습니다.  흑인들은 흑인대로, 그리고 남미 사람들은 남미 사람대로 서로 연대하면서 서로의 안전과 권리를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혐오와 불신감을 가졌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싫지만, 그래도 비슷하게 생긴 아시아 사람들이 다음 공격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시아 사람들끼리 연대해야 한다”는 말도 있었고,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Go back to your country)는 과격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비열한 비아냥과 폭력도 적지 않게 목격을 했습니다.  또, 최고 권위의 상징인 대통령의 부적절한 말과 행동이 속출할 때마다 미국 사회에 대한 불안과 여러 가지 음모설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급기야는 곧 있을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총기를 구매해야 한다는 유언비어들도 난무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인종혐오 발언이나 집단 린치(Lynch) 그리고 총격 살해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어떤 때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도 사람이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절망적인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돕고, 지켜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보다도 다른 사람들의 공동체를 먼저 염려해 주고 섬기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한인 교회들과 한국 사람들의 헌신이 두드러졌습니다.  많은 교회와 한인 단체들이 손수 만든 마스크(Mask)와 세정제(Sanitizer), 그리고 정성 어린 성금들을 모아 병원이나 각종 의료기관 그리고 경찰서나 공공 관청에 기부하는 것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뉴욕 같은 감염률이 놓은 지역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거리에서 마스크를 나눠주는 한인들의 모습도 많이 보았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마스크와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시약을 미국과 전 세계 각국에 헌신적으로 제공했습니다.  다른 민족들은 총을 사고, 과격하게 집단화되어갈 때, 한국 사람들은 마음을 열어 그들에게 사랑과 지혜를 나누어 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눈물 날 정도로 깊은 감동이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어쩌면 우리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위대하고 훌륭한 사람들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된 시련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애틀랜타에서 한국 사람들을 통해 일어나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내가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이 그렇게도 기쁘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귀하고 감사한 일입니다.